‘전기차 지각생’ 도요타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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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투자 후퇴하는 GM·폭스바겐…현대차·도요타는 ‘하이브리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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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전동화 완급 조절에 들어갔다. 전기차 투자 계획을 수정하거나 투자 금액을 낮추는 등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폭스바겐 등 미국과 유럽 완성차 기업들의 ‘친환경차 전략’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중이다.
반면 친환경차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도요타는 전기차에 대한 투자 외에도 하이브리드차(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지각생’으로 불리던 도요타의 기존 ‘하이브리드 전략’이 재조명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경제 분석기관에서는 올해와 내년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을 3~5%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전반적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지난 1~9월의 판매량 증가 흐름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올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합산 판매량은 1400만~145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주요 분석기관은 내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1750만~1780만대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이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수년간의 빠른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의 침체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며 “물론 현재 친환경차 시장의 (다소 둔화된) 성장세가 정상적인 궤도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보는 관점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전기차 관련 투자나 개발을 보류하거나 폐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투자 축소가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과 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의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러한 투자 축소가 미국 완성차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어서다.
미국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부터 미국 자동차 소비자가 아마존에서 온라인으로 현대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된 것도 호재다.
현대차그룹의 타사 대비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도 북미 전기차 판매에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아이오닉 5·6’, ‘EV6’, ‘제네시스 GV60·70’, ‘니로·코나 EV’ 등 전기차 7종을 판매하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판매될 현대차 ‘아이오닉 7’과 기아 ‘EV9’을 비롯한 ‘EV3·4’도 북미 점유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평가 받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성장률 둔화 원인?
전기차 인기가 다소 주춤한 사이에 하이브리드차가 재평가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도박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2030년 완성차 업계 1등을 노렸던 머스크 CEO는 하이브리드차의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가 올해 1~9월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45만 5000대다.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리서치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출하 규모는 약 49만 35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고 추산했다. 테슬라는 아직 미국 판매 성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3분기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외에서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코나, 투싼, 싼타페 등 하이브리드 차량 6종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분기 평균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6만 4000대 수준이었지만 올해 3분기 판매량은 12만 2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108% 증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당초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향하는 과정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성장률이 주춤하고 하이브리드차의 존재감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전기차 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 하이브리드차가 언급될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에게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도요타 입장에서도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가능성은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지각생이라는 오명을 받아왔던 도요타는 최근 하이브리드차의 인기 상승으로 입지가 달라졌다.
도요타는 북미 지역 판매 확대와 고수익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도요타의 올해 상반기(일본 회계 기준 4~9월)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 최초로 반기 영업이익 2조엔(약 17조 9000억원)을 달성했다.
사토 고지 도요타 사장은 지난달 25일 ‘재팬 모빌리티쇼’에서 “미래는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심지어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사람들이 마침내 현실을 보고 있다”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옳았다”는 발언까지 할 정도였다.
출처 : 한국아이닷컴(https://www.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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